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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이전 주제들과는 달리 조금은 가벼운 내용의 글을 써볼까합니다. 바로 앱 마케터가 하는 일과 업무 방식에 대한 내용입니다. 사실 앱 마케터라고 뭉뚱그려 쓰긴 했지만, 이 범주에 속하는 사람들의 일과와 역할, 업무량은 천차만별입니다. 일단 소속한 조직에 따라 앱을 개발하고 보유한 브랜드에서 마케팅을 하는 마케터도 있고, 브랜드를 대신해 광고를 운영하는 대행사에서 일하는 앱 마케터도 있습니다. 브랜드를 고객으로 삼는 B2B 기업들 중에도 앱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들이 있는데 (대표적인 예로 슬랙, 지메일 등) 이쪽 분야는 일단 논외로 치겠습니다.

 

이처럼 크게 브랜드에 소속된 마케터, 대행사에 소속된 마케터로 분류하더라도, 그 안에서의 주요 업무와 역할에 따라 마케터의 종류는 다시 무수히 나뉩니다. 브랜딩 마케터, 퍼포먼스 마케터, 그로스 해커, 콘텐츠 마케터, 커뮤니케이션 마케터, 프로덕트 마케터 등등 유형도 다양합니다. (물론 포지션의 명칭과 구체적인 역할은 회사마다 다를 수 있습니다.) 이번 포스팅에서 다루고 싶은 내용은 앱 마케터 중에서도 퍼포먼스 마케터가 보내는 하루입니다. 혹시 퍼포먼스 마케터 취업을 준비하시는 분이 있다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매니저 급의 퍼포먼스 마케터들은 보통 아침에 출근하면 지난 밤의 성과를 확인하고 이를 분석합니다. 자체 BI가 있는 회사는 BI 대시보드를, 없는 회사는 어트리뷰션 툴 대시보드나 매체 측 대시보드를 먼저 켭니다. 그리고 KPI로 삼고 있는 지표가 어떤 추이로 변화하고 있는지, 간밤에 이슈나 문제 상황은 없었는지를 점검합니다. 대행사에 매체 운영을 맡기고 있는 경우, 데일리 리포트를 받아 수치를 파악하고 캠페인 상황을 보고 받습니다. 수상해 보이는 인스톨이나 인앱 이벤트 등이 있다면 로 데이터를 확인해보고, 대행사나 매체에 연락해 정상 여부를 확인하기도 합니다. 여러 국가에 걸쳐 다양한 매체를 사용하는 캠페인을 총괄하는 경우, 이러한 작업만으로도 오전 시간이 후딱 지나가버릴 수도 있습니다. 

 

마케팅 성과를 분석하는 과정 중, 예산 소진 상황을 점검하며 캠페인 전개 방향에 대해서도 고민해야 합니다. 장기간 성과가 저조한 매체가 있다면 그 원인을 파악하고, 단가를 올리거나 최적화를 진행하는 방식으로 변화를 줄 수 있습니다. 이후에도 개선의 여지가 없을 것 같다면 해당 매체 광고를 종료하게 됩니다. 집행 중인 매체가 대부분 오래 사용한 매체고 새로운 채널을 테스트해보고 싶다면 신규 매체를 찾아야 합니다. 대행사나 어트리뷰션 툴 담당자를 통해 추천을 받을 수도 있고, 제가 이전 포스팅(<우리는 어떤 애드 네트워크를 써야 할까?>)에서 소개한 방법으로 직접 찾아도 됩니다. 새로운 매체를 찾으면 사용 중인 어트리뷰션 툴과 연동 중인지 확인한 후, 마케팅 규모와 집행 예산 등을 설명하고 캠페인 집행 가능 여부를 확인합니다. 

 

한편, 최적화를 직접 진행해야하는 매체를 사용 중일 수도 있습니다. 구글, 페이스북, 벙글, 유니티 등 직접 광고 송출 여부를 설정하고 소재를 셋팅할 수 있는 매체를 쓴다면 각 플랫폼에 들어가 캠페인 상황을 매일 직접 체크합니다. 예산은 문제 없이 소진되고 있는지, 혹시 상한을 넘지는 않았는지, 만약 소진이 너무 안 되었다면 타게팅을 어떻게 바꿔야 하는지 관찰하고 연구해야할 것들도 산더미입니다. 대행사에 매체 운영을 맡기더라도, 이를 관리하는 브랜드 측 마케터 역시 각 광고 매체의 특성과 간단한 원리, 기본적인 용어를 알아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캠페인 운영 중 최적화 과정에 문제가 생기거나 기술 이슈가 발생하는 경우, 이에 대한 최종 판단은 브랜드 측에서 내려줘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 사이 새로운 시즈널 이벤트를 알리기 위한 신규 캠페인 기획 회의가 잡혔습니다. 어떤 이미지와 문구, 영상 등을 넣어 광고 소재를 만들지, 어떤 채널에 신규 소재를 집행할지 결정해야 합니다. 캠페인 목표를 설정하고, 가용 예산과 예상 기간을 확인해 매체별로 얼마의 돈을 얼만큼 오랫동안 쓸지도 선택합니다. 주요 타겟을 구체적으로 잡은 후, 이들을 효과적으로 타게팅할 방안도 고민해야 합니다. 문장으로 쓰니 세 줄이지만, 사실은 몇 일에서 몇 주씩 걸리는 길고도 어려운 타협과 협상과 분노의 과정입니다. 어느 정도 윤곽이 잡히고 디자인 팀이나 대행사에서 소재 제작을 완료하면, 각 매체의 소재 사이즈와 문구 글자 수 제한을 준수하는지 확인합니다. 이후 매체 플랫폼에 이를 직접 설정하거나 또는 대행사의 설정을 점검해야 합니다. 

 

만약 월말이라면 슬슬 매체 측과의 정산을 준비해야 할 때입니다. 지옥문이 열리는 시기가 다가온다는 뜻이죠. 운과 실력이 좋아 프로드가 거의 발생하지 않았다면 매체 측(또는 대행사)과 지난 한 달동안 발생한 물량을 확인한 후 인보이스 발행을 승인하면 됩니다. 그리고 인보이스 내용에 따른 광고비 지불 요청 기안을 올리면 됩니다. 그러나 프로드가 많이 발생하는 경우, 특정 물량에 대한 정산 여부를 두고 브랜드, 대행사, 매체, (가끔은 어트리뷰션 툴도 포함) 사이에 길고 지루한 힘겨루기가 지속될 수 있습니다. 이때 브랜드나 대행사 측의 마케팅 매니저들은 CTIT(클릭 투 인스톨 타임) 기준으로 물량을 걸러내거나, 타게팅 외 지역 발생 물량을 제외하는 등 직접 로 데이터 파일 내에서 함수를 써가며 프로드를 색출합니다. 이러한 작업을 프로드가 발생한 매체 수만큼 반복해야 하다보니 야근은 필수가 됩니다. 

 

브랜드와 대행사의 경우를 섞어 쓰고, 특정 앱 카테고리를 지정하지 않고 쓰다보니 생생함이 떨어지는 글이 되어 버렸습니다. 실제 퍼포먼스 마케터가 하는 일은 이보다 많고, 복잡하고, 방대합니다. 여기에는 일반적이고 평범한 업무들을 나열했지만, 퍼포먼스 마케터의 하루는 사실 전장에서의 하루와 같다고 생각합니다. 걸핏하면 터지는 이슈에 예산 문제, 소재 문제, 기술 문제, 타 팀과의 협업 중 발생하는 문제 등 다양한 사건사고가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야근을 하고, 주말에 근무하고, 화내면서 근무하고, 울면서 근무하는 퍼포먼스 마케터들을 그동안 참 많이 봤습니다. 저도 그랬고요. 그럼에도 저는 퍼포먼스 마케터는 사실 꽤 괜찮은 직업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음 글에서는 이에 대한 내용을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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