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울증 증상 및 자가진단

지난 글에서 불안장애와 우울증을 진단받은 내용을 다뤘었는데요. 두 질환에 이어 세 번째로 진단받은 항목은 조울증입니다. 진단은 한번에 받았지만, 각기 다른 질환들이고, 증상의 정도도 달라서 분리해서 쓰고 있습니다.

 

사실 테스트 결과 조울증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엔 깜짝 놀랐습니다. 두 가지 이유 때문인데요. 첫번째 이유는 과거 정신과 치료를 받았을 때는 조울증 진단이 전혀 없었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는, 듣고 보니 진짜 맞는 것 같아서 '왜 내가 이 생각을 한 번도 못했지?'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앞선 글들에서 거의 평생을 우울한 감정과 불안감을 갖고 살아왔다고 이야기했었는데요. 그렇다고 해서 매 순간이 항상 그러했던 것은 아닙니다. 저도 다른 사람들처럼 밝고 긍정적인 모습도 있고 신나고 즐거운 순간도 있었습니다. 다만 기분이나 상태의 전환이 급격하고 갑작스러운 편이긴 했습니다.

 

그런데 최근 정신과 진료를 위해 진단 테스트를 받으면서 가벼운 조울증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조울증이 무엇인지, 증상은 어떤지 알아보고, 제가 겪고 있는 증상을 이야기하겠습니다. 마지막에는 조울증 자가진단 테스트를 첨부했습니다. 

 

목차

• 조울증이란?
• 조울증 증상
• 조울증 자가진단 테스트

 

조울증이란?

조울증은 두 가지 극단적 상태를 오간다는 점에서 양극성 장애라고도 합니다. 기분이 들떠 자신감 넘치고 활동적인 조증 상태와 마음이 가라앉는 우울증 상태가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질환입니다. 대부분의 경우 조증기보다 우울기가 더 자주, 더 오랜 시간 나타납니다.

 

조증기에는 에너지와 의욕이 증가해서 덜 자고 덜 먹어도 자신감이 넘칩니다. 반면, 우울기에 접어들면 삶의 재미와 의욕이 사라집니다. 또한, 부정적인 생각, 후회와 자책 등이 자주 들고, 무력감을 느끼기도 합니다. 사람에 따라 불안하고 초조한 기분을 느끼거나 집중력이 저하되기도 합니다.

 

조울증 환자라도 조증과 우울증이 늘 번갈아 나타나는 것은 아닙니다. 한번이라도 조증이 나타난 환자는 우울증 증상이 훨씬 강하더라도 조울증으로 봐야 한다고 합니다. 우울증과 조울증은 구분이 쉽지 않을 수도 있는데요. 기본이 우울한 상태가 몇 주에서부터 최대 몇 년까지로 길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 사이에 나타날 수 있는 조증기 또한 1주일 정도부터 년 단위로 가는 경우가 있습니다. 심지어 하루 중에도 우울증과 조증이 번갈아 나타나다가, 우울증과 조증이 혼합되어 함께 나타나는 시기도 있을 수 있습니다. 이 정도로 조울증은 상당히 복잡한 조합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따라서 정신의학과 전문의의 검진을 받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조울증에도 I형과 II형이 있어 예후와 증상이 다르고 치료 방법도 다르다고 하는데요. 이중 저는 II형의 증상을 보인다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두 유형의 차이점을 비롯해 자세한 내용은 추후 다른 포스팅에서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조울증 증상

살면서 우울기와 조증기의 증상들이 번갈아가며 지속된 적이 여러 번 있었습니다. 그러나 조울증 때문이라는 생각은 못하고 그냥 남들보다 변덕스러워서, 감정 폭이 커서 그런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때로는 두 상태의 괴리감에 힘들 때도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며칠 동안은 자신감에 넘치고 어떤 일이든 다 해낼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그러면 신이 나서 거창한 계획을 세우고 자부심에 젖기도 합니다. 이 시기는 조증기에 해당하며, 대표적인 증상은 다음과 같습니다.

 

• 자존심 또는 자신감이 과도해짐
• 수면에 대한 욕구가 감소함
• 평소보다 말이 많아지거나 계속 말함
• 사고의 비약 또는 생각을 쉴새 없이 빠르게 전환
• 주의가 산만해짐
• 새로운 일을 많이 벌이고 활동이 증가
• 초조해서 안절부절 못함
• 부정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쾌락 활동에 몰두

 

그러나 시간이 지나 우울한 상태가 찾아오면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 같은 무력감에 빠집니다. 이 기간에는 이전에 세웠던 계획들이 다 허무해 보이고 비현실적으로 느껴지기까지 합니다.

 

 

이미 세운 계획을 실행하기는커녕 아무것도 하지 못할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그러면 우울감과 함께 자책감에 빠지게 됩니다. 이 시기는 우울기로, 대표 증상은 아래와 같습니다.

 

• 거의 하루 종일 우울한 기분 지속
• 어떤 일에도 흥미를 느끼지 못함
• 식욕을 잃고 체중 감소 (또는 과도한 식욕으로 체중 증가)
• 잠을 잘 자지 못함 (또는 잠을 너무 많이 잠)
• 피곤하고 기운이 없음
• 모든 일이 무가치하게 느껴짐
• 죄책감이 들기도 함
• 사고 활동에 어려움을 겪으며, 결정을 잘 못 내림

 

이 사이클을 여러 번 반복하면서 살아왔습니다. 지금은 조금 더 빨리 내가 조울증 증상이 있다는 걸 알았다면 어땠을까 싶습니다. 그랬다면 적어도 자책을 덜하고 적절한 치료를 빨리 시작할 수 있었겠죠.

 

조울증 자가진단 테스트

마지막으로 조울증 자가진단 테스트를 첨부합니다. 최근 자신의 행동을 떠올리며 아래의 문항에 답하시면 됩니다. 

 

1. 기분이 너무 좋거나 들떠서 다른 사람들이 평상시 당신 모습이 아니라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2. 지나치게 흥분하여 사람들에게 소리를 지르거나, 싸움이나 말다툼을 건 적이 있었다.

3. 평소보다 더 자신감을 느꼈다.

4. 평소보다 잠을 덜 잤으며 실제로 잠잘 필요를 느끼지 않았다.

5. 평소보다 말이 더 많았거나 말하는 속도가 더 빨라졌다.

6. 생각이 머릿속에서 빠르게 돌아가는 것처럼 느꼈거나 마음을 차분하게 하지 못한 적이 있다.

7. 주위에서 벌어지는 일로 매우 쉽게 방해받았기 때문에 하던 일에 집중하기 어려웠거나 할 일을 계속하지 못한 적이 있었다.

8. 평소보다 활력이 더 많았다.

9. 평소보다 활동적이었거나 더 많은 일을 하였던 적이 있었다.

10. 평소보다 더 사교적이거나 밖으로 나돌려고 했었다. 예를 들어 한 밤 중에 친구들에게 전화를 했다.

11. 평소와는 다른 행동을 했거나, 남들이 생각하기에도 지나치거나 바보 같거나 혹은 위험한 행동을 한 적이 있었다.

12. 돈을 낭비하여 자신이나 가족을 곤경에 빠뜨린 적이 있었다.

 

위의 질문 중 '예'라고 대답한 항목이 많을수록, 그중 몇 가지를 동일한 시기에 심각하게 겪었을수록 조울증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본인이 조울증 증상을 겪고 있는 것 같다면 혼자 고민하기보다 정신의학과 전문의의 도움을 받으시길 권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조울증이라는 질환과 그 증상, 조증기와 우울기의 특징을 다뤘습니다. 마지막으로 조울증 자가진단 테스트를 첨부했습니다. 이어지는 글들에서는 불안장애를 포함, 최근 겪고 있는 질환들에 대한 내용을 계속 다룰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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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불안장애 증상 치료 1주차 후기

 

 

우울증 자가진단 테스트